2020.8.23 주보 목회단상
목회단상
공든 탑이 무너질 때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말이있듯이 ‘공든 탑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지난 한 주는 공든 탑이 무너지는 듯한 감정으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저 뿐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의 기독교인들이 그랬을 겁니다.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을 보여온 한국이 일부 과격한 일탈을 보여준 교회로 인하여 또다시 코로나와의 전쟁 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어려움을 만난 것은 그간 우리들의 행동이 축적된 것에 대한 열매일 수 있습니다. 과연 한국의 교회들이 민족과 함께 하며, 국민들의 눈 높이에서 ‘공공선’(公共善)을 이루기 위해 협력했는가 질문해 보게 됩니다. 교회 안에 갇혀서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사회의 구성원들이 교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읽지 못하게 되면 교회는 점점 쇠락을 면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그저 교회 안에 머무르는 우리들 자신에 만족하고, 우리들만 좋은 것을 하게 되면 결국 교회는 더 이상 사람들이 발걸음을 하지 않는 박물관 같은 곳이 됩니다. 2020년 8월은 한국 기독교 역사에 사건이 발생한 중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일어난 일을 통해 스스로를 분석하고 미래를 건설적으로 지향하며 구태의 모습들을 벗어버리고 믿음의 초석을 다시 놓을 때, 한국 기독교는 분명 소망이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개인의 교회가 아닙니다. “공교회”는 이 지구 상에 있는 예수님을 머리로 하는 모든 제자들의 모임입니다. ‘목사교’가 아닙니다.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만드는 교회도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지나가는 한시적인 권위들일 뿐입니다. 늦은감이 잇는 지금이라도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자들의 정신을 되살려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매고 일어서야 하겠습니다.
‘역사’와 ‘사건’으로부터 배움이 없는 집단은 예외없이 몰락의 길을 걷습니다. 주님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5:13)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의 발에 밟히지 않도록 소금 본연의 맛을 꼭 되찾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