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은 비회원도 글쓰기 가능합니다
어머니의 강
어머니의 강
안 치 호
갠지스 강가에 서면
이승의 강을 건너기 전
육신에서 빠져나오는
피리소리, 그 마지막 날숨소리가
안개처럼 깔리고
배고픈 들개에게 먹히고 남은
타다만 못가진 자의 살점들이
강물에 흘러든다
장작 몇 개비로 영혼의 집을 태운다
살아서 희고 화려한 것들은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향해 떠오르고
암갈색의 그늘진 삶
날지 못한 서러운 기억의 찌꺼기들만
강이 되어 흐른다
흙바람이 분다
어머니의 강가에 둘러친
인간의 성채너머로
영혼바람이 흘러간다.
안치호
2023-04-23 07:54
인도에선, 사람이 숨을 거두면 겐지스강변에서 육신을 태워야 영혼이 하늘에 닿는다고 믿는다.
부자들은 충분한 장작으로 시신을 타 태울 수 있지만, 가난한자들은 장작 살 돈이 없어, 겨우 장작 몇 개비로 태우는 시늉만 하게 되는데, 비가 오면 타다만 시신들이 강물에 썰려 흐른다.
인간대접을 못 받는 불가촉천민들은 말할 것도 없다.
육신이 탈 때 폐에서 공기가 빠지면서 휘파람소리가 나는데, 사람들은 영혼이 빠져나가는 소리라고 한다는데~~
노두영
2023-04-24 21:20
출장차 인도에 갔을때 불가촉천민(하리쟌이라고도하지요?)의 생활상을 엿볼기회가 있었읍니다.그 생활은 상상 저 밖의 상황이었지요.
먼 옛날 아리안들이 원주민을 지배하기 위하여 만든 카스트제도, 그것을 "업"(karma)라는 사상으로 숙명적으로 받아드리는 인도인.
브라흐만이 세상을 창조하고져 처음 만든것이 "물"이라하여 그 "물"을 우주의 근원으로 생각하는 인도인들.
겐지스강의 그 "물"은 어머니의 여신으로 숭상하는 인도인들.
시인의 혜안에 그 척박한 질곡속에서도 모든것을 받아드리고 마지막(죽음)에 엄마의 품으로 돌아가 더낳은 생으로 돌아오겠다는것이
떠내려가는 살첨덩어리가 안고가는 염원일까요?
안치호
2023-04-25 18:41
네, 집사님 맞습니다. 그들은 자기의 카르마를 거부감없이 숙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죠.
제가 수필에 표현했듯이, 인도인들은 행려거지이면서, 철학자이면서 수도자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