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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는 밥먹는 것도 예배의 일부랍니다.
2014년 교회게시판에 붙여놓았던 글을 다시 읽으며 이곳에 올려봅니다.
"우리 교회는 밥 먹는 것도 예배의 일부랍니다"
30명 남짓의 초소형 교회 지향하는 뉴욕 세인트 리디아 디너 교회(Saint Lydia's Dinner Church)
대형 교회는 목회자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매주 수십 명씩 교인이 늘어나고, 십일조가 수억씩 걷히는 교회들 말이다. 하지만 그런 교회를 원하지 않는 목회자들도 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대형 교회(mega church)의 반대 개념인 초소형 교회(micro church)를 세워서 목회 중이다.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Christian Today)는 세인트 리디아 디너 교회(Saint Lydia's Dinner Church)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성 루디아의 만찬 교회'라는 뜻이다. 에밀리 스캇(Emily Scott) 목사는 약 7년 전, 뉴욕으로 이사 와서 이 교회를 세웠다. 교회의 이름대로, 함께 온 사람 또는 옆에 앉은 사람과 식사를 하면서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예배의 주된 형식이다.
"디너교회가 취하고 있는 예배는 딱히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전통 교회에서 행해지던 것들을 요즘 방식대로 새롭게 적용한 것입니다. 끼니를 나누는 것이 예배의 일부분이라는 점이 예전과 조금 다르긴 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식사를 나눌 때에 놀라운 일이 생긴다는 것이죠. 인간적인 힘으로는 할 수 없었던, 서로의 다른 점들을 초월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세인트 리디아 디너교회는 모두가 식사 준비 과정부터 함께한다. 25명 정도의 사람들이 다 같이 야채를 썰거나 식탁을 정돈한다. 스캇 목사는 이것이 예배를 경험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며 이는 완전히 계획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모두가 준비에 참여함으로써 처음 온 사람도 빠르게 공동체에 적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 같이 식사할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예배의 일부다. 스캇 목사는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서로 교제를 나누면서 삶을 공유하는 것 또한 예배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성찬식에 쓰일 빵이 다 구워지면, 그 빵을 나누면서 성찬에 참여한다. 촛불을 켜고 같이 찬양을 부른 후, 같이 식사하는 과정 전체가 예배이다.
식사를 하면서 옆의 사람과 얘기하는 것이 예배의 전부는 아니다. 음식이 다 준비되면, 함께 찬양을 부른다. 초를 켜 놓고, 큰 빵을 자른 후 서로서로 조각을 나눈다. 식사 후에는 성경을 읽고 나누며 설교를 듣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모든 것이 끝난 후에는 같이 설거지를 하고 청소도 한다.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낯선 사람들이 친밀함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평범해 보이지는 않는다. 스캇 목사는 이 모임이 잘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고 한다. 뉴욕의 많은 건물들은 정형적이고, 거대한 빌딩들이 주를 이룬다. 사람들은 벽에 가로막혀 더 이상 소통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영적 갈급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더 개방적이고, 영적으로 더 깊은 뿌리를 내리고, 신앙을 키워나갈 수 있는 곳을 원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도시인 뉴욕에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이사를 옵니다. 큰 교회에 출석하는 것은 그들을 더 고립시켜서 외롭게 만들곤 하죠. 뉴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진실한 삶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동체가 꼭 필요했어요."
스캇 목사는 교회를 세우는 데 있어서 필수 요인은 따뜻한 환대라고 생각한다. 이 교회에서는 '우리 교회에 온 걸 환영해요'라는 말은 되도록이면 안 쓰고 있다. '우리'라는 단어에는 이미 '당신'이 오기 전부터 존재했던 '우리'라는 집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것은 새로 온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새로 교회를 찾은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세인트리디아교회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이다.
스캇 목사는 믿음의 확신이 서지 않는 사람들을 교회로 부르는 것 또한 환영한다. "때때로 사람들이 '디너교회에 가고 싶지만, 내가 하나님을 믿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가도 될까요'라고 물어 올 때 전 항상 '당연하죠! 사실 우리도 잘 몰라요'라고 대답해요." 스캇 목사와 교인들은 구원의 확신이 명확하게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믿음의 여정을 함께하고 싶은 것뿐이다.
"디너교회는 누군가 막 교회에 왔는데 믿음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해 주는 곳이 아니에요. 신앙은 개개인이 평생 동안 따라가야 할 길이죠. 그 과정에는 굴곡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게 바로 우리가 함께 예배하는 핵심입니다."
(뉴스 앤 조이 기사 중)
안치호
2024-10-18 09:40
감사합니다 목사님!
"주님은 우리들의 식사에 초대되어 말없이 듣는 이시다" 라는 구절이 생각나네요~
저는 이 성경구절을 떠올리며 식사 때마다 숙연해 집니다. 아니 그렇게 되길 원합니다.
우리 조상들도 일찌기 식사예절을 가르쳐 왔죠. <화내거나 너무 떠들지 말고, 경건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으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