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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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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목회단상

  • hansewan
  • 조회 : 965
  • 2020.03.14 오후 02:23

 2020.3.8 (지난주일)과 금주 3.15 목회단상

 

2020.3.8 목회단상

  

환자로 살지 않기 위한 피곤함

 

때가 때인지라, 전염병으로 고생하는 요즘 글쓰는 글쟁이들이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이야기를 올려주곤 한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양상과 소설 속 이야기가 적잖게 겹쳐있기 때문에 소설 페스트를 이야기하다고 글쓴이들은 말한다. 나는 과거에 페스트의 책 겉표지만 읽다가 속은 읽지 않아 인용할 것은 없고, 읽고 평하는 이들의 도움을 얻는다.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를 배경으로 한 재난의 이야기인 카뮈의 소설, 해안 도시 '오랑'에서 발생한 '흑사병(페스트)'이 점차 도시를 공포로 마비시키는 과정을 그린다. 도시는 급기야 외부로부터 고립된 채 하루 수백 명의 사람이 죽고, 이런 상황은 1년이나 계속된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등장하는 야비한 인간, 냉담한 인간, 의로운 인간의 모습.

페스트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고 한다.

"내가 명명백백히 알고 있는 것은, 각자가 페스트를 자기 속에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그 누구도 그 해를 입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잠시 방심해서 감염균을 내쉬어 다른 사람의 얼굴에 붙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도 나는 잘 압니다. 미생물은 자연적입니다. 그 이외의 것, 건강, 온전함, 무결점 등을 원하신다면, 그건 의지에 달려 있어요. 결코 멈춰서는 안 될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선량한 사람, 거의 누구도 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가능한 한 방심을 안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방심하지 않으려면 의지가 있어야 하고, 긴장해야 합니다. 페스트 환자로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하지만 페스트 환자로 있기를 원치 않는 것은 더 피곤한 일입니다.“

마치 요즘의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소설의 표현대로라면, 코로나 19 바이러스 환자로 있기를 원치 않는 것도 매우 피곤한 일이다.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란 어떤 의미에서 전염병과 같다. 한 사람으로 인해 세상에 들어왔지만 모든 사람에게 전파되고 영향을 끼쳤으니 는 가장 강력한 전염성을 갖고 있다고 하겠다. 요즘 그리스도인의 사명이 더 분명히 보인다. 이전보다 더욱 선한 영향력을 세상에 끼치는 주님의 대사(大使)’가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5:12“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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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2020.3.15

 

손 씻고 손을 내밀기

 

"손 씻으세요." 단순한 이 한마디가 콜레라가 창궐하는 125년 전에 조선을 구했다고 한다. 이 땅에 들어온 기독교는 단지 교리만 전하려 하지 않고 조선의 가난하고 못 배운 백성들을 위해 의학상식 보급에 힘썼다. 당시 전국 방방곡곡을 순회하는 선교사들의 손과 집마다 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전도부인들의 손에는 질병 예방법을 쉽게 설명한, 한글로 된 소책자가 들려 있었다. 그들은 성경 강의뿐만 아니라 간단한 위생 교육도 했다. 마치 요즘 동남아시아 저개발 국가에 선교사들이 가서 하는 일과 비슷했다. 그런 의미에서 당시 예배당은 '위생 교육장'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과거 서양도 무지와 미신이 사로잡았던 시절에는 전염병을 단순히 신이 내린 형벌이라고만 생각했다. 중세시대에 위력을 떨친 그 유명한 흑사병으로 14세기 유럽인구는 약3분의 1이 줄었다. 대참사였다. 모두가 공포에 떨던 시절 <채찍질 고행단>도 등장했다. 흑사병을 인간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로 생각한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몸에 채찍질을 가함으로써 참회하는 행렬이었다. 이들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씻지도 않았으며 아무 데서나 잠을 자는 등의 비위생적인 생활을 하면서 하나님께서 구해주시길 기도했다. 하지만 채찍질 상처로 인한 염증 때문에 오히려 이들의 몸은 흑사병의 숙주가 되었고 이들이 방문하는 곳마다 전염병이 퍼졌다.

교회에 모여 집단으로 회개의 기도를 드렸지만 결과는 오히려 참혹했다. 영국의 유명한 기독교 사상가 C.S. 루이스는 어떻게 악마가 사람들이 바른 신앙의 길로 가는 것을 멈추고 악의 유혹에 빠지게 하는지를 설명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 악마의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것은 공포와 거짓이 아닐까? 그리스도인들은 사회가 어려워지고 부패할 때, 사회를 살리고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지금 할 일은 120여년 전 우리나라 초대교인들 처럼 사람들에게 손 씻으세요라고 말하며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대하 20:9 “만일 재앙이나 난리나 견책이나 전염병이나 기근이 우리에게 임하면 주의 이름이 이 성전에 있으니 우리가 이 성전 앞과 주 앞에 서서 이 환난 가운데에서 주께 부르짖은즉 들으시고 구원하시리라 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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