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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뉴스) 중보기도 사기도 있답니다

  • hansewan
  • 조회 : 2635
  • 2016.03.30 오후 05:37

돈 내면 수천 명이 기도해 드립니다"

미국 기독교인 대상 신종 사기꾼 등장…4년 만에 81억 원 편취
이은혜 기자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나를 위한 기도가 아닌 타인을 위한 기도를 '중보 기도'라 부른다. 어떤 교회는 중보 기도 학교를 운영하며 중보 기도 사역자를 세우기도 한다. 어려움에 처한 교인이 중보기도팀에 기도를 요청하는 것은 이제 여러 교회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 벤자민 로고비(Benjamin Rogovy)는 시애틀에 기반을 둔 사업가다. 그는 인터넷에 '크리스천기도센터'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기독교인들이 기도 제목을 올릴 수 있게 했다. 수천 명이 함께 기도해 준다는 말에 돈을 내고도 사람들은 이 사이트를 이용했다. (ABC뉴스 동영상 갈무리)

남에게 기도를 요청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한 사이트가 등장했다. 미국 시애틀에 기반을 둔 크리스천기도센터(Christian Prayer Center)는 벤자민 로고비(Benjamin Rogovy)라는 사업가가 운영하는 곳이다. 사이트는 기도 제목을 남기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수천 명이 함께 기도해 준다고 홍보했다. 공짜는 아니었다. 기도 요청을 하려면 최소 9달러(한화 약 1만 원)부터 최고 35달러(한화 약 4만 원)를 결제해야 했다.

유료임에도 사이트 이용객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1년에 시작된 사이트는 2015년까지 16만 5,000여 명이 이용했다. 약 130만 명이 크리스천기도센터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다. 페이스북에는 기독교인이라면 힘을 얻을 만한 구절·사진 등을 올렸다. 매번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평균 1,200건이 공유됐다.

사람들은 다양한 기도 제목을 남겼다. 대부분 아픈 가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뿐 아니라 건강한 아이를 갖게 해 달라, 복권에 당첨되게 해 달라, 모기지 펀드를 갚을 돈을 얻게 해 달라, 암 진단에서 '이상 없음'이라는 결과를 얻게 해 달라 등 여러 가지였다.

사이트에는 기도 응답 후기도 올라왔다. 누군가가 행복하게 웃고 있는 사진과 함께 어떻게 기도 응답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기도를 남긴 사람들에게 매주 존 칼슨(John Carlson)이라는 목사가 "힘내"라는 글도 보냈다.



▲ 크리스천기도센터 페이스북 페이지는 여전히 운영 중이다. 2015년 이후 새로운 게시글이 올라오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게시글을 공유할 수 있다. (크리스천기도센터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많은 이용객이 있었음에도 크리스천기도센터는 현재 사이트 문을 닫았다. 모든 것이 사기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기도 헌금 명목으로 낸 돈은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하던 로고비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가 취한 부당이득만 700만 달러(한화 약 81억 원)에 달한다.

크리스천기도센터가 홍보한 내용은 전부 거짓이었다. 건물이나 조직을 운영하던 것도 아니고 수천 명의 기도 네트워크도 없었다. 존 칼슨이라는 목사도 허위였다. 실제로 '존 칼슨'이라는 이름을 가진 목사는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순식간에 사기꾼이 됐다"고 억울해 했다.

워싱턴 주 법무장관 밥 퍼거슨(Bob Ferguson)은 3월 16일 크리스천기도센터 이용자들은 환불을 신청하라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사이트 운영자 로고비는 사람들의 믿음을 이용해 신종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이는 워싱턴 주 소비자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했다. 환불은 크리스천기도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받고 있다.

2012년 '크리스천기도센터 사기'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사이트의 위험성을 지적했던 엘리자베스 색슨(Elisabeth Saxxon)은 퍼거슨 법무장관의 발표 후 "드디어 하나님이 내게 승리를 주셨다. 크리스천기도센터 홈페이지는 닫혔고 운영자는 모든 돈을 환불하라는 명을 받았다. 예수님 감사해요"라는 글을 남겼다.

사이트는 닫혔고 환불도 진행 중이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요청했던 사람들이 받은 상처는 어떻게 될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워싱턴 주 법무부 보좌관 데이비스 대니얼의 입을 빌려 한 이용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니얼 보좌관은 "난치병에 걸린 자녀를 둔 한 부모는 희망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길 원했다. 그러다 알게 된 것이 크리스천기도센터였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종종 기도의 힘에 의지한다. 그들은 수천 명이 함께 기도해 준다고 하는 사이트를 보게 됐다. 이름을 내건 목사와 기도 응답 후기를 보고 여러 차례 기도 제목을 올렸지만, 아이는 여전히 죽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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